섬의 법칙(Island Rule)이란 섬처럼 고립된 환경에 사는 동물들이 본토에 사는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크기가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섬에서는 큰 동물들이 작아지고, 작은 동물들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각각 ‘섬 왜소화’와 ‘섬 거대화’라고 부르죠.
큰 동물들이 작아지는 이유
큰 동물들이 섬에서 작아지는 이유는 주로 자원 부족 때문입니다. 큰 동물들은 몸집이 크기 때문에 더 많은 먹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섬과 같은 제한된 환경에서는 충분한 자원을 얻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되면 큰 몸집을 유지하기 힘들어져서 시간이 지나며 몸집이 작은 개체들이 많이 살아남게 됩니다. 작은 몸집을 가진 동물들은 적은 자원으로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세대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작은 몸집을 가진 동물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지중해의 크레타 섬에 살았던 보르네오코끼리 (Borneo elephant)는 본토 코끼리의 절반 정도 크기입니다. 섬의 제한된 자원으로 인해, 작은 몸집을 가진 코끼리들이 더 유리하게 생존하여, 결국 종 전체가 작아진 것입니다.
작은 동물들이 커지는 이유
반대로 작은 동물들은 섬에서 커질 수 있습니다. 본토에서는 작은 몸집이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거나 몸을 숨기는 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섬에는 보통 포식자가 적거나 없기 때문에, 작은 동물들이 크기가 커져도 생존에 불리하지 않습니다. 또한, 섬에서는 먹이와 같은 자원이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작은 동물들이 자원을 독점할 수 있습니다.
갈라파고스 제도의 갈라파고스땅거북 (Galapagos Giant Tortoise)은 본토의 거북에 비해 훨씬 큽니다. 섬의 환경에서는 큰 몸집이 많은 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몸집을 가진 개체들이 더 많이 살아남아 점점 종 전체가 커지게 된 것입니다.
극단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이유
그렇다면 왜 이런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날까요? 그 이유는 바로 선택압 때문입니다. 선택압이란 환경이 생물에게 가하는 생존과 번식의 압박입니다. 포식자가 많은 곳에서는 빠르게 도망치거나 숨을 수 있는 동물들이 많이 살아남습니다. 이런 환경의 압박은 특정한 특징을 가진 동물들이 많이 살아남게 만듭니다.
섬이라는 환경은 본토와 다르게 자원이 한정적이고, 포식자가 거의 없거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본토에서 작용하던 선택압이 바뀌게 됩니다. 큰 동물들은 자원이 부족해 작은 몸집이 더 유리한 선택압을 받게 되고, 작은 동물들은 포식자로부터 도망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크기가 커져도 생존에 불리하지 않은 선택압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변화가 같은 섬에서 동시에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