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성유전(epigenetics)은 유전자의 DNA 순서를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과학 분야입니다. 환경적 요인이나 생활 습관 등으로 유전자가 켜지거나 꺼짐으로써 단백질의 생산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되는 것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습니다. 후성유전은 우리의 건강, 성장, 행동, 그리고 질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후성유전적인 변화는 다음 세대에게도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후성유전의 변화는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나 히스톤 단백질 변형(histone modification)과 같은 과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거나 끔으로써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합니다.
노화는 질병이다?
노화를 질병으로 정의하는 건 과학자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반적으로 노화는 자연적인 생물학적 과정이며 모든 생명체가 겪는 불가피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노화 과정은 많은 질병 특히 암, 심장 질환,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이러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점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노화를 병리적인 과정으로 질병으로 간주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휴성유전의 노화 치료 가능성
미국 하버드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와 양재현 박사의 연구팀은 새로운 노화 과정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유전자 돌연변이 없이도 노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 이유는 DNA가 저장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노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실험을 통해 DNA에 손상을 가하면 조절 인자가 이동하여 손상된 곳을 수리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로 DNA가 잘못된 위치에서 감기고 풀리는 일이 생기면서 노화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DNA의 후성유전체(구조적 변화)를 원래대로 복구하는 방법을 통해 노화된 생쥐를 다시 젊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재부팅'이라고 표현했으며 이는 세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통해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유전자 자체는 그대로 두고 구조적 변화만 조절하여 건강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후성유전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
- 질병 치료 및 예방: 후성유전적 변화는 다양한 질병 특히 암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후성유전적 변화가 특정 유전자를 켜거나 끌 수 있으므로 이를 조절하여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식품 및 농업: 농업에서는 식물의 유전적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후성유전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더 높은 생산성, 강력한 병해충 저항성,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신경과학: 후성유전학은 뇌와 행동의 연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스트레스, 학습, 그리고 기억과 관련된 뇌의 후성유전적 변화는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진화 및 생태학: 환경이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해하는 것은 생명체가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마치며
후성유전학은 노화, 질병, 농업, 신경과학, 진화 및 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화와 관련된 연구에서는 노화 과정을 역전시키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흥미로운 발견을 하였습니다. 이는 노화로 인한 여러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후성유전학은 비교적 새로운 연구 분야이고 많은 것들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이러한 복잡한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의 건강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