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면 갑자기 쏟아지는 케첩

케첩이 잘 나오지 않아 병을 흔들었더니 갑자기 쏟아진 경험을 해보신적 있나요?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케첩이 "비뉴턴 유체(Non-Newtonian Fluid)"라는 독특한 성질을 알아야 합니다. 비뉴턴 유체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따라 점성이 달라지는 액체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액체인 물이나 기름은 뉴턴 유체라고 불립니다. 이런 유체는 흐름의 속도와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점성을 유지합니다. 쉽게 말해, 얼마나 세게 물을 저어도 물의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죠. 하지만 케첩은 다릅니다.

 

케첩과 같은 비뉴턴 유체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따라 성질이 변합니다. 케첩을 병에서 바로 쏟아내려고 하면, 처음엔 굉장히 천천히 흐릅니다. 이때 케첩의 점성은 높아서 마치 걸쭉한 페이스트처럼 병 입구에서 잘 나오지 않죠. 그러나 병을 흔들거나 두드리는 등 외부에서 힘을 가하면, 케첩의 분자 구조가 풀리면서 점성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이를 전단박화(Shear Thinning)라고 부릅니다. 즉, 처음엔 케첩이 병에서 잘 나오지 않다가, 병을 흔들면 갑자기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제 원리를 이해했다면, 케첩 병을 사용할 때 더 이상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병을 과하게 흔드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병을 기울인 후 가볍게 두드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케첩이 천천히 흘러나오게 하여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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