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도그마

선악_인형

언더도그마는 약자가 도덕적으로 항상 옳고(약자는 선하다), 강자는 항상 나쁘다는 고정관념이나 사고방식을 말합니다. 여기서 Underdog(약자)는 싸움이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집단을 의미하고, Dogma(이념)는 고정된 믿음이나 이념을 뜻합니다. 즉, 언더도그마는 '약자가 언제나 착하고 정의롭다'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입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언더도그마의 개념은 인간 사회의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고방식입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약자와 강자의 대립은 반복되어 왔고 약자에 대한 동정이 강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고대 사회에서는 부족 간의 전쟁이나 국가 간의 충돌이 빈번했습니다. 작은 부족이나 약소국이 강력한 세력에게 침략을 당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약자의 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서나 전쟁 기록에서도 소수의 군대가 대군과 싸워 승리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언더도그' 서사로 묘사되었습니다.

 

중세와 근대에 들어서면서 약자와 강자의 구도는 주로 정치적, 경제적 맥락에서 드러났습니다. 특히 유럽의 봉건 사회에서는 강력한 귀족과 지배 계층이 농민이나 평민 같은 약자들을 억압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이때 약자가 반란을 일으키거나 저항하는 모습은 '정의로운 싸움'으로 그려졌습니다.

 

식민지 시대에는 강대국들이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여러 지역을 식민 지배하면서 강자와 약자의 구도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식민지 주민들은 약자였고, 유럽의 강대국들은 경제적, 군사적 힘을 통해 그들을 지배했습니다. 이 시기에 약소국의 독립운동이나 저항 운동은 '약자의 정의로운 투쟁'으로 인식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보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을까?

언더도그마는 약자와 강자를 단순히 도덕적 대립 구도로 보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현실을 너무 이분법적으로 해석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즉, 약자는 항상 선(善)이고 강자는 항상 악(惡)이라는 사고방식이 자주 나타나며, 이러한 사고는 다양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단순화: 현실 세계의 문제는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그러나 언더도그마는 이러한 복잡성을 무시하고 약자와 강자 간의 도덕적 구도로 문제를 단순화시킵니다. 어떤 갈등 상황에서 약자가 반드시 옳은 행동을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언더도그마는 그들의 행동을 무조건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정당화: 약자의 잘못된 행동조차도 묵인하거나 정당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약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이나 범법 행위를 저질렀을 때, 언더도그마는 그들의 행위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옹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약자가 도덕적으로 완벽한 존재는 아닙니다.

강자 부정: 언더도그마는 강자가 언제나 부정적인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강자가 실제로 옳은 일을 하더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자가 반드시 악하거나 부정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있지만, 이분법적 사고는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해버립니다.

 

북한의 김일성과 언더도그마

김일성은 한국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통치 아래 있던 시기에 항일 운동을 이끈 인물로, 당시에는 일본이라는 강대국에 맞서 싸운 약자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그 결과, 김일성과 그의 세력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았습니다.

 

당시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을 받고 있었고, 김일성은 이러한 억압에 저항하는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약자였던 김일성과 그가 이끄는 공산주의 세력은 식민 지배로부터의 해방을 목표로 내세웠고, 그들의 투쟁은 정의로운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많은 이들은 강대국 일본에 맞서는 김일성의 항일 투쟁을 높이 평가하며 그를 영웅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해방 이후, 김일성이 북한의 권력을 장악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변했습니다. 그는 약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되었고, 공산 정권을 수립한 후 독재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김일성은 강력한 통제 아래에서 반대 세력을 억압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처형하거나 강제 노동 수용소에 보냈습니다. 그가 이끄는 정권은 북한 주민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오늘날까지도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국가로 남아 있습니다.

 

김일성의 경우는 약자가 강자가 되었을 때 어떻게 도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초기에는 일본 제국주의라는 강대국에 맞서 싸운 '정의로운 약자'로 보였지만, 그가 권력을 잡은 후에는 오히려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는 강자가 되었습니다. 언더도그마의 관점에서 김일성을 단순히 '약자의 영웅'으로만 본다면, 그가 권력을 잡은 후 저지른 심각한 인권 침해와 독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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